왜 블러그를 하는가?

Blog, Editor's Choice


블러그(Blog)WebLog를 합친 말입니다.
생각을 모아서 World Wide Web에 차곡 차곡 쌓아(Log) 올린 글이라고 할까요.

최초의 블로거가 프랑스의 철학자 몽테뉴(Michel Eyquem de Montaigne, February 28, 1533 – September 13, 1592) 였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몽테뉴는 자신의 에세이를 3단계로 썼습니다.
처음에 쓴 에세이를 두 번 째는 새로운 생각을 보태 조금 길게 하고,
세 번째는 복잡하게 고쳤습니다.
3단계를 거친 뒤에는 주석까지 달아 마무리했습니다.

몽테뉴는 열열한 회의론자였습니다.
생각의 불완전함, 인간과 시대의 변화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랬기에 에세이를 단번에 끝내지 못하고 세 번 째에 완성했습니다.

21세기에 사는 우리도 몽테뉴처럼 고민합니다.
우리의 생각은 자주 변합니다.
마음이 변덕스럽기도 하고 배우고 경험하는 성장의 결과로도 변합니다.
인터넷이 세계를 거의 하나로 묶을 수 있고 사람들을 똑똑하게 만든 지금은 모든 게 몽테뉴 시대보다 훨씬 빠릅니다.
느긋하게 살려고 단단히 마음 먹은 사람들도 세상의 흐름을 못 쫒아가 마음이 자주 무겁고 버거워 집니다.

그런 현대인에게 블러그는 참 좋은 배움터이면서 놀이터입니다.
몽테뉴의 에세이처럼 모든 이슈에 무언가를 더하고 빼고 고쳐서 함께 완성할 수 있습니다.
몽테뉴가 에세이에 주석을 달았듯이 글을 쓴 사람, Blogger가 미처 못한 생각까지 누군가가 알려주고 잡아줄 수 있습니다.

블러그는 이게 마지막이라는 심사숙고 끝에 나온 글이 아니라, 나보다 더 많이, 더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손질해주길 기대하면서 ‘급히 쓴 글’입니다. 바느질까지 꼼꼼한 정장이 아니라 쑹덩 쑹덩 꿰멘 케주얼 옷입니다. 한번 입고 다시는 못 입을 하루살이 옷일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품위는 덜하지만 생동감은 강합니다. 언론으로 따지자면 신문보다는 방송 쪽이고 단독 작업이 아니라 공동 작업입니다.

최초의 블러거가 몽테뉴였다면 컴퓨터 시대 이전 최후의 블로거는 영국의 역사가 토인비(Arnold Toynbee, 23 August 1852 – 9 March 1883) 로 보고 싶습니다.

토인비는 미국 방송 NPR에 보낸 자신의 3분 길이의 에세이에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라고 규정합니다. 그런데 사람 관계는 어떤 것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기 때문에 어렵다고도 했습니다. 자신의 이해와 경향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니 객관적이기가 힘들다고 했습니다. 옳다고 믿고 행동할 뿐이며 설령 옳다고 확신할 때도 틀릴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게 바로 블로그가 완성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그는 크리스천이었던 아놀드 토인비가 크리스천의 시각에서 이단까지 받아들인 것처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토인비는 자신의 에세이에 …..을 인용했습니다. 이런 말입니다. “우주에는 신비로움이 하도 많아서 한가지 접근법으로는 안된다”…

제가 로스앤젤레스에서 방송을 한 지가 20년이 됐고, 20년의 반 이상을 저는 혼자 작업을 했습니다.
새벽이면(거의 방송 전날 밤부터) 어떤 뉴스가 방송을 들으시는 분께 필요할지(정신적, 실제적)를 생각하면서 그 날의 뉴스 가운데 방송 분량에 맞는 만큼을 추려냅니다.

미국과 한국, 세계 뉴스가 맞물려가기 때문에, 또 저 자신이 세계가 많이 오버 랩된다고 믿기 때문에, 하나의 이슈로 한국과 미국, 세계의 시각을 돌아보고 준비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한 준비과정은 저 혼자 감당하기는 시간으로나 저의 기본 지식과 소양으로 볼 때 무척 버겁습니다.

저는 그같은 버거움을 자주 기쁨으로 느끼면서 방송을 준비합니다.
버거움은 일을 많이 해야한 것을 뜻하고 저의 방송 일은 세상을 알아가는 것입니다.
저의 방송 일이 제게 주는 버거움은 제게 세상을 날마다 조금 더 알게 해서, 오만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저의 일이 참 좋은 일이라고 알게 된 그때가 방송을 하고 15년이 지난 약 5년 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저는 청취자 분들께 많이 죄송했습니다.
버거움은 즐길 대상이 아니라 해결해야만 더 좋은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더 많이 알고 계신 여러분,
더 제대로 알고 계신 여러분,
정제된 할 말이 있으신 분,
그런 여러분의 지적과 contribution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구상된 블러그입니다.
여러분이 몽테뉴가 되셔서 가지치기와 접붙이기를 해주십시요.
여러분이 토인비가 되셔서 사람과 세상의 문을 활짝 열어 주십시요.
조금 더 알고 조금 더 잘 느끼면 많이 기쁘지 아니할까요.(손질 필요)

67 Responses to “왜 블러그를 하는가?”

  1. admin says:

    고맙습니다.

  2. 신호현 says:

    안녕하세요.
    강혜신 기자님..
    저도 블로그 예찬론자입니다.
    학교 선생님들께 블로그 운영을 통한
    학급운영과 수업 활용기법을 강의하기도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3. admin says:

    많이 많이 고맙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여러분께나 저에게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기를 바라면서 일하고 있어요, 아주 재미있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4. erica youn says:

    안계실 때 얼마나 허전하다?고 느끼고, news만 들어온것이 아니였음을 깨달았습니다. 내용이 귀에들어오질 않더라구요..대리하신분도고 smart하게 준비를하셨을텐데요…늘 유익한 방송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5. Ric says:

    강 기자님

    많이 좋아요.
    감사 감사 합니다.

  6. edward says:

    강혜신 기자님. 비록 라디오방송이지만 많은 분들이 강기자님의 방송을 듣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대의 존재감에 깊이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7. TJ CHOO says:

    강 기자님 !
    2014년 새해에도 예쁘시고 건강하셔야 합니다.
    올 한해
    삶이 힘들고 무미건조할때 강 기자님의 블로그를 보며
    정성과 사랑이 담긴 블로그 안에서
    놀며 쉬며 위로 많이 받았습니다.
    강 기자님 !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8. choo says:

    안녕하세요 강기자님 !
    한해가 지나가네요.
    메리 크리스마스 & 해피 뉴이어 되십시요.

    ” 제가 그렇게 만만해 보입니까 ? ”
    새해에는 자신(의 모습)을 찾겠습니다.
    그러면 저도 ” 자신만만해 보일 수 있겠지요 ? ”
    그러나 저는 만만해 보이는 제가 좋습니다.
    새해에도 남들에게 위안이 되고 자신감을 찾아 줄 수 있는
    제가 된다면 더욱 더 만만해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강 기자님 !
    강건하시고 행복하십시오.

  9. Tae Jin Choo says: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이 변할 뿐이다”.
    나이 들면서 세삼 생각하며 사는 말입니다.
    01/07/2013의 admin says는 제 메일에 대한 답장이었습니다.
    을해도 벌써 거의 1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3달이 남았습니다.
    강 기자님께서 저희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올려 놓으신 모든 뉴스들을 늘 감사한 마음으로 잘 보고 있습니다.
    강건하시고 행복하세요.

  10. admin says:

    고맙습니다.

  11. Hansaram says:

    주어진 삶에 항상 열심인 분을 보면,자랑스럽고 고맙고 감사하고 경건해집니다.

    늘 유익한 많은 정보를 주시느라 열심이신 강혜신님께 늦게나마 인사 대신합니다.
    어느새 오늘의 미국과 이 블로그를 찾아드는 것이 내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늘 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12. Dong Oh says:

    사막 몽상의 여인 비데오를 본연후 아라비아 사막을 종단할때 체험했던 중년의 자전적 기록인 [쿼바디스…]를 여기에 올려보고 싶은데 너무 길어서 망설입니다.
    원하시는 분 계시면 dongoh405@yahoo.com 으로 연락 주시면 Share 하겠습니다.

  13. 김성수 says:

    블로그가 없었다면 이런 글-생각도 읽을 수 없었겠죠? 좋은글 읽고 이제는 답글도 열심히 달아야겠구나 생각해봅니다. 🙂

  14. admin says: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는데요.

  15. mija says:

    얼마나 바쁘신지…..
    답장 쓰신 날자가 거꾸로 가고 있는데, 어떻게 이리되지요.
    아니면 저보다 먼저 점쟁이처럼 상상하고 쓰셨는지 하하하 ! 궁금합니다.
    이편지는 지우셔도 됩니다.

  16. mija says:

    언제가 글을 읽고 보고 나간 것 같은데요 오랜만에 다시 들어 와보니
    이렇게 긴 사연을 더 보태 쓰셨군요. 정말 강 혜신님의 생각들 저도 모두 동의 합니다. 훌륭하십니다. 영어 신문과 방송을 듣고 답답한 우리들에게 쉽게 잘 전해 주시니
    정말 보석 같은 분이고 청취자에게 유익한 시간입니다.

    샌디에고에서는 다시듣기로 인터넷을 열수 있는 것도 기쁩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날마다 건강하시고 운전도 살피시고…..
    미자드림

  17. admin says:

    네.
    웃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다른 분께 알려주신다는 말씀도 많이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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